내가 기억하는 우리 사회의 큰 위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이다. IMF 당시 어린 나이였던 난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사회 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었다. 막연하게 주위에 직장을 잃었다는 사람, 사업을 하다가 망했다는 사람, 미국으로 이민 가려고 환전한 금액의 가치가 몇 배가 되었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건너 들으면서 사회의 위기가 누군가에게는 재앙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된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이는 세계적 위기였던 2008년 금융위기 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사전에 감지하고 이러한 위험에 대처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책의 부제처럼 일상의 신호를 통해 격변의 세계 경제 속에서 살아남을 방안은 과연 있는 것일까?
저자는 본인이 일상 속에서 찾았던 시그널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고, 왜 시그널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경제’를 경제학자 내지 정책결정자인 소수에게 맡겨둘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또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상태인지 그리고 인플레이션 상태라면 이를 타개할 방법은 있는지에 대해 다루며, 사회계약 및 지정학적 신호들 그리고 마무리 장에서는 혁신 등 다방면을 씨실과 날실을 엮듯 책 속에서 다루고 있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시그널을 무시할지 아니면 시그널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책이었다.
책 속 문구 발췌
신호를 관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미래에 대한 관점을 가진다는 것은 자신의 인격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랠프 월도 에머슨은 “사람은 자신의 세계관이 자신의 인격을 고백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위험을 인지하는 시각은 우리의 인격을 드러낸다. 무엇에 손을 뻗고, 언제 손을 뻗어야 할지 선택하려면 인격이 필요하고, 당연히 그런 행동에는 인격이 드러난다. (P.40~P.41)
인생에서 유일한 상수는 변화다. 변화는 우리의 균형감각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변화를 예상할 수단이 전혀 없다면 우리는 더 크게 넘어질지도 모른다. 세계 경제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운에 맡기는 삶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그런 선택은 어떤 결과를 만들까? 미국 30대 대통령인 캘빈 쿨리지는 “운에 맡기는 사람은 운의 결과도 감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제너럴 일렉트릭 전 CEO 잭 웰치가 한말도 명심하자.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 아니면 다른 사람이 당신의 운명을 지배할 것이다.”(P.85)
데이터만 보면 인플레이션율이 낮거나 그대로이거나 아주 약간만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데이터는 일반 대중이 체감하는 물가를 반영하지 않는다. 대다수 대중은 인플레이션이 이미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고 느낀다. 어쩌면 더 정확하게는 바이플레이션(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이 겹쳐서 오는 현상)이 맞는 표현일 수 있다. 살면서 꼭 필요한 물건들은 가격이 오르고 있고, 필수품이 아닌 것들의 가격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P.233)
스스로 선택해 ‘변화의 주체’가 될 것인가, 말 것인가? 이것이 우리에게 던져진 진짜 질문이다. 변화의 주체가 되지 않는다면 남은 선택지는 세계 경제가 강요하는 대로 변화에 굴종하는 것뿐이다. (P.388)
시민의 이익 창출권과 국가의 세금 징수권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적절한 균형점은 어디인가? (P.450)
19세기 프랑스 정치사상가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25세에 미국을 여행한 후 기념비적인 작품인 <미국의 민주주의>를 집필했다. 그는 오늘날에도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아메리카공화국은 의회가 대중의 돈으로 대중에게 뇌물을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유지될 것이다.” 정신이 번쩍 드는 말이다. 정부는 대중의 돈으로 대중에게 뇌물을 먹일 새로운 방법을 궁리하고 있지만, 대중은 그 이유를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양적완화는 유인책이자 장려책이며 뇌물이다. 저금리를 유지하고 애초에 납세자의 것이었던 돈으로 은행권에 ‘공짜 돈’을 주는 것은 국민의 ‘야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수단이고, 합리적 인간이라면 하지 않을 위험을 다시 감행하라고 장려하는 수단이다. (P.453~P.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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