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7.1.~2019.7.7.

「나의 아름다운 이웃」 박완서 작가의 짧은 소설 모음집을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릴 책을 고르면서 문득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읽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제외하고는

박완서 작가의 책을 읽은 적이 없는 듯해서 도서관에 있는 작가님 책 중에서 가장 제목이 끌리는 책이라는 이유로 빌렸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은 70년대가 배경인데

마치 2019년에 쓴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이질감이 없었다.

물론 생경한 단어도 있고 글 속에서의 시대와 현재 내가 사는 시대는 변화한 부분이 분명 있다.

하지만 70년대나 2020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이나 사람들의 삶은 크게 변화한 것 같지 않다.

단지 과학기술이 발달했다 이 정도의 변화랄까..

 

소설 중 '아파트 열쇠'라는 제목의 소설은 그시대 즉 70년대 흔하지 않던 직장을 가진 직업여성끼리의 계 모임에서 대화를 중심으로 소설이 전개되는데 거기서 보면 열쇠주부라는 단어가 나온다. 그 시대를 반영한 단어가 주는 신선함이 있었다.

 

현재 이런 단어는 쓰이지 않지만 70년대에는 직장이 있는 주부를 이렇게 불렀나 싶기도 하고, 요즘은 맞벌이 여성을 부르는 호칭은 뭐였지? 지금은 거의 다 디지털도어락이라서 열쇠를 구경하기도 어려운데...등등 이런 잡다한 생각을 하면서 소설을 읽어나가다가 인상 깊은 대사가 있었다.

"여자란 여자로 길러지는 걸까? 아니면 여자로 태어나는 걸까?"(p.178)

마치 이 대사는 뜬금없을 수도 있지만 모 스포츠업체의 광고 슬로건 Girls can do anything을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인상깊었던 김교수의 또다른 대사

"생활 양식은 서구화의 첨단을 가고 있는데 의식은 아직도 고전적인 걸 미덕으로 치는 걸 너희들은 조금도 부자연스럽게 생각하지 않니? "(p.181)

바로 이 부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의 사고는 어디쯤에 머물러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실린 짧은 소설 중 '아직 끝나지 않은 음모3', '아파트 열쇠' , '이민 가는 맷돌' , '어떤 화해'가 가장 좋았다. 다음엔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어봐야겠다.

 

 

 

 

 

+ Recent posts